2008. 11. 4. 19:06

행주산성 남산 라이딩_20081102

우리 모임은 열려져 있다. 난 그게 좋다. 새로운 사람을 맞이하고 그리고 그 사람이 준 신선한 분위기로 모임은 긴장하기도 재미나기도 좋은 수다거리도 된다.

진구가 이 번 라이딩에 새로운 참가자가 있다고 메신저로 연락이 왔다. 난 늘 오케이다. 그래도 하나 물어 볼 게 있었다. 자전거 경력과 그리고 자전거 사양이다. 자전거 경력은 샤방을 결정짓지만, 자전거 사양은 쉬는 시간에 늘 정비를 해야 할지도 모르는데다 일이 꼬이면 우리모임이 상시 정비 서비스 팀으로 전락될 수 있다. 경력은 짧지만 적어도 사은품은 아니란다. 다행이다.

나는 약속시간보다 1시간 30분 앞서 수원서 출발했다. 안양까지는 초행길이라 길을 헤맬 걸 예상하고 서둘렀다. 1번 국도를 따라 의왕에 이르러 안양천의 지류인 명학천을 헤메다가 10분 정도 늦은 9시 40분경 안양교에 아래서 세민이랑 진구를 만났다. 이제는 다들 뽀대들이 난다. 진구는 패드가 부착된 짧은 반바지에 겨울 긴바지를 덧입고 전문가 냄새가 나는  윗도리를 갖췄다. 세민이는 추위를 대비해서 멋진 윈디스토퍼를 준비했다. 아직 나만 칠보 쫄바지다.

라이딩을 하면서 짱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새로 합세할 친구의 별명이다. 어제 술을 먹어, 오늘 합세할지 의문이라는 거다. 흠, 비록 운행중 페달이 빠지는 사은품 사양에 평속 12km/h정도의 저질 체력이라도 우리는 다 용서 할 수 있다. 하지만 첫날 술 먹고 빠진다는 것은.... 뭐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종엽이를 맞이하고 한강과 안양천의 합수지점으로 갔다.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면서 신나게 라이딩 중, 상윤이를 만났다. 상윤이는 요즘 무리한 일로 몸이 안 좋았다가 담배도 끊고 운동을 하기 위해서 자전거도 샀다. 오늘 운동을 위해서 라이딩 중이란다. 무지 반가웠다. 그리고 상윤이가 샀다는 자전걸 봤다. 훌륭하다. 다음에 같이 라이딩하기로 하고 헤어졌다. 

합수지점에서 우석이와 만났다. 술이 덜 깬 숙취 가득한 표정임에도 첫인상은 좋았다. 왜 짱가 일까 외모적 특성을 찾아 봤는데, 멀쩡하다. 알고 봤더니 성과 관련이 있다. 뭐 이런 경우, 본인도 나도 어떻게 할 수 없다. 그냥 받아들이는 수 밖에...

예상과 다르게 우석이는 자전거를 잘 탔다. 뒤에서 찬찬히 지켜 봤더니, 페달링의 자세나, 스킬등이 이쁘질 않다.
그래도 빠른 걸 보면 세민이과라는 걸 느꼈다. 살짝 두려웠다. 저 친구와 장차 배틀을 해야 되는건가... ㅠㅠ

11월의 가을은 무지하게 아름답다. 이제는 모든 나무의 잎들은 자기의 마지막 삶의 의지를 드러낸다. 푸른 하늘에 형형색색 조화는 아름답기 그지 없다. 올해 처럼 가을의 느낌을 하나씩 머리와 마음에 담아 둔 해는 없었다.

행주산성의 국수집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빼곡하게 들어 차 있었다. 종엽이를 따라 행주산성에 들어서 꼬불꼬불 돌아 찾아선 국수집이었는데도 그렇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많았다. 국수는 무쟈게 맛있었다. 가격도 3,000원이다. 우리의 회귀점은 반드시 음식점이다. ^^ 이것 또한 너무좋다.

우리의 마지막 코스인 남산으로 향했다. 여의도에서 부터 남산이 코앞에 보인다. 한남대교 무렵, 진구의 무릎이 좋질 않아 고민하다가 가는데까지 가 보기로 하고 남산을 향했다. 남산 식물원 코스로 진입하여 남산타워를 길을 찾다 지쳐 담에 오르기로 하고 결국 돌아섰다. 뭐 그래도 2/3까진 올랐다.

저녁은 압구정 내가 잘 아는 닭집에서 닭튀김이랑 고추튀김으로 배를 채웠다. 그리고 자전거관련 사업에대한 열띤 토론을 펼쳤다. 다들 열정적이다. 이런 에너지가 좋다. 2주 후 우리는 2박 3일 라이딩을 가기로 했다. 난 사정상 1박 2일만 참여하겠지만...

우리 모임은 갈수록 실력과 열정이 흘러 넘친다. 다음은 어디로 갈까... 이런 상상은 언제나 설렌다. ^^


운행요약

총거리 100.7km
평속 17.6km/최고속 40.6km
총 운행시간 : 5시간 30분
경유지역 :  수원-의왕-합수부-행주산성-남산-압구정 



우석의 자전거 Alton사의 꽤 괜찮은 자전거다. 사은품은 아니다.

합수부에서 단체사진. 초반부에 단체 사진을 찍어서 늘 얼음들이다. ^^

행주산성의 국수집.. 아~~

국수집앞에 자전거들..

다대기... 짭쪼름..

국물이 생각보다 부드럽다. 그리고 양도 많다. 세민이에게는 점심의 추억이 전혀 없는 양이지만.

시원한 겉저리 김치.. 요거 맛난다. ^^

우석이는 공개만은 하지 말아 달라고 했는데, 제수씨가 볼 리는 없겠지. ^^

사진 찍히는게 신경이 쓰이나 보다. 인상 써도 인물은 좋은데..

종엽이는 늘 멋있어 보인다.^^

패션이 뭔 질 아는 진구..

밥 먹고 국수집앞에서 잠시 수다떨며..

우석이 자전거 뒷 브레이크 수리중, 내가 보기엔 멀쩡한 걸 다시 덜 멀쩡하게 한 것 같은데...^^

세민, 종엽, 진구는 마치 풋내기 인턴들 같다. 뭐든 거리만 있으면 일단 헤쳐 놓고 본다. ^^

행주 산성의 가을..

즐거운 시간들.

행주대교 아래서 본 북한산의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