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11. 15:10

구구는 고양이다_20081020

순정만화가 아사코와 기인 의사와의 사랑을 싹 틔워주는 구구


고양이를 주제로 한 영화들은 드물다. 특히, 살아 있는 고양이가 주연인  영화는 거의 손에 꼽을 듯하다. 그래서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고양이란 자존심이 세며, 아무리 친한 주인과도 주인의지대로 따르지 않는다. 심지어 자기가 좋아라하며 주인을 반기더라고 자기 방식이 아니면 금세 삐진다. 그게 고양이다. ^^

구구는 고양이다에서는 고양이가 줄거리를 이끄는 실질적인 주인공은 아니다. 치자면 사바와 구구는 자기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갈등, 화해, 성장 심지어 멋진 지역을 소개시켜 주는 매개역할을 한다. 이 정도에서 난 만족한다. 그리고 이 정도를 위해서도 구구는 공원을 산책하고, 사람들을 소개시켜주는 아주 어려운 역할을 소화해야 할 정도다.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따뜻하다. 내가 본 대부분의 일본영화처럼 잔잔한 일상사를 이쁘게 그렸다. 조금 오버액션한다 싶은 조연들의 연출도 이쁘게 봐줄만 하다.

이 영화의 감독 이누도 잇신은 3년 전'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에서 만났다.  이 영화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다리를 잃어 폐쇠적인 삶을 사는 여주인공 조제와 그를 사랑하게 되는 순수청년 마츠오의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영화는 일상의 삶을 살 듯, 편안하게 잔잔하게 이끌어 간다. 대단한 극적인 것도 없다, 따뜻하게 사랑이 이루어지고 이쁘게 사랑을 하고 조용하게 사랑이 마무리 된다.이 편안하고 잔잔함은 구구는 고양이다에서도 이어진다.

영화를 보면서 아늑하고 이쁜 호수와 편안한 벤치가 잘 어울리는 작은 공원이 있고, 사바와 구구같이 귀여운 고양이들 활보하고,그리고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들이 있는 도꾜의 작은 도시 키치조지에 가고 싶었다. 쫄바지 입고 어색하게 도시를 소개하던 외국친구의 가이드를 받아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