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11 00:27

새로운 식구 적응기 1 _ 조우 그리고 입양


3주전 여자 친구와 함께 부모님과 점심식사를 하고 집에 돌아 오고 있을 때다. 아버지가  우리에게 보여 줄게 있다면서 아파트 뒤쪽으로 이끄신다. 아파트 쓰레기 분리터 근처에서 화단을 향해 '야옹 야옹' 부르자, 고양이 한 마리가 마치 암구어에 대답하는 아군처럼 잽싸게 나와 우렁차게 화답하는 것이다. 

아직 어려보였다. 제대로 못 먹어서인지 뼈만 앙상하게 남았지만, 얼굴과 가슴을 하얀털로 휘두른 멋진 고등어 색깔의  냥순이었다. 이 놈은 쉴 새없이 아버지 앞에서 양양거리면서 연신 아버지 다리를 사이를 오가며 얼굴을 비빈다. 

아버지 말씀으로는 이 녀석은 아버지를 볼 때 마다 나타나서 크게 울어 대어 먹을 것을 꼬박 챙겨 주었는데, 아버지가 있을 때는 먹을 것도 먹지 않고 아버지 곁을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웬지 안스러워 보였다. 

일단, 냥이 대모인 누나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이야기 했더니 아마도 사람손에서 키워진 녀석이며 주인에게 버림 받았거라 했다. 가능한 냥이를 데려다 키우는 게 어떠냐고 한다. 사실, 귀동이가 혼자서 큰 데다 좀 커서는 운동부족과 사회성이 떨어져 동생을 키우면 어떨까 생각을 하고 있던 차, 이 놈이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마침 어머니에게도 허락을 받은 상태이기도 하였다.  

어머니는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으신다. 어릴 적 고양이에 대한 좋지 못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데다 고양이 털에 민감하시다. 그래도 귀동인 워낙 얌전하고 뼈대 있는 샴 종이라 여늬 고양이랑 다르다고 여겨서 인지 이 녀석을 좋아라 하기 까지 하였지만, 글쎄 요 귀여운 새로운 냥이 녀석을 좋아라 하실지는..

다음 날 아버지께 냥이 녀석을 일단 집으로 데리고 가서 먹을 거를 먹이고 귀동이와 격리시켜 놓으라고 말씀을 드렸다. 이 녀석이 어떤 전염병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는데다, 귀동인 면역력이 떨어지는 순종이라 만일을 위해서이다.   아버지에게 연락이 왔다. 이 놈이 집까지 따라 와서 일단 집 베란다에 두고 먹을 것과 잠자리를 마련해 놓았다고하셨다. 

퇴근하는데로 목욕을 깨끗히 시키고, 안정할 수 있도록 잠자리를 편하게 해 주었다. 그리고 귀동이와 함께 병원에 데려가 검사와 예방접종을 맞혔다. 

복순이는 타고난 고양이다.  날렵하다. 침대도 두어번 뛰어서 겨우 올라가는 귀동이를 오랫동안 보다가 고양이가 어떤 애라는 것을 잠시 잊었는데, 복순이는 정말 날라 다닌다. 걸음걸이부터 다르다. 사뿐하고 심지어 일직선으로 난 침대 난간을 길 삼아 넘나든다. (귀동인 그 옆으로 우회해서 댕긴다) 그리고 엄청 앙칼지고 까칠하다. 

걱정이다. 운동신경도 떨어지고 모진 구석이 없는 귀동이가 이 녀석과 친해질까? 아니면 맞고 맞으면서 지내는 게 아닐까? 게다가 복순이는 엄청 먹어댄다. 사료는 주는 데로 먹어치운다. 처음엔 맨 사료를 잘 먹더니 귀동이 밥을 맛 보면서 (귀동인 캔의 습식 고기를 섞어 주지 않으면 먹질 않은데다, 그것도 조금씩 시간을 두어 먹는다) 맨 사료를 잘 먹질 않는다. 그리고 자기 밥뿐만 아니라 귀동이 밥도 먹어치운다.

그리고 이 녀석 울음소리가 유난히 우렁차고 앙칼진데, 어머니가 무척 마음에 안들어 하신다. 출신성분론이 계속 나온다.  이렇게 새로운 귀동이와 냥이는 힘든 난관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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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 친구다. 여자 아인데, 성격이 보통 아니다. 자기를 건드리는 것에 대해서 용서하지 않지만 사람은 잘 따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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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순이가 와서 활기에 찬 귀동이..쫒아 다니고 애걸해도 아는체 하지 않는 복순이가 밉지가 않은 듯 연신 좋아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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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평화의 시간... 식사시간..카메라에 둘을 넣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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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을 감시하고 있는 귀동이와 복순이 라고 하고 싶지만, 이건 설정이다. 내가 주선해 준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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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귀동이가 등을 돌리고 떠나고 있다. 착한 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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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장난을 칠 줄 모르는 복순이 장난인지 전투인지 모드가 애매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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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장난감에 익숙해 져 가고 있다. 병원에서 6개월 정도 된 걸로 보던데, 애기 티가 나지만 그래도 상당히 조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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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다리를 늘어 뜨리고 복순이를 주시하고 있는 귀동... 귀동이겐 새로운 재미거리가 생겼다. ^^

Trackback 0 Comment 6
  1. Ever 2009.08.11 15:2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옷~ 복순이 엄청 이뻐졌네. 도도해 보이는 폼이 지대로 냥이인데... ㅎㅎ
    근데 호칭을 좀 명확히 해 주시길.. 복순이에요 귀순이에요 ㅎㅎ

    • BlogIcon 서호 2009.08.12 00:56 신고 address edit & del

      글게, 원래 이쁘기도 했지만 씻어 놓으니까 정말 뽀얗게 이쁘네.. 입가가 하얀 털이라 코나 입술이 분홍색이라 더 이뻐 보이는데.. ^^ 복순인데, 자꾸 귀순이라 그러네. 복순이 헷갈리겠다. ㅎㅎ

  2. 이장미 2009.08.11 18: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귀동이너무 이쁘게 컸네요~ 복순이도 사랑을 듬뿍 받으면 미모가 찬란하겠어요~

    • BlogIcon 서호 2009.08.12 00:54 신고 address edit & del

      아 귀동일 아세요? ㅎㅎ 귀동이를 귀여워 해 주는 분이 계셨네. 귀동인 좋겠다. 지금은 둘이 많이 가까워 졌어요. 붙여 놓으면 발길질이지만 그래도 장난도 많이 치고 잠도 같은데서 자요. 좀 거리를 두고 자지만서도 ^^

  3. BlogIcon 쏠파 2009.08.21 02: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 오라버니.. 아니 냥이 아부지~ 우캬`

  4. BlogIcon 서호 2009.09.17 00:1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하하.. 댓글이 늦었군.^^ 냥이 아부지 ㅎㅎ 나쁘지 않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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