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13. 16:20

안양천, 한강 라이딩_20081011

세민이랑은 대부도 라이딩이 있다고 해 약속을 잡아 놨었다. 동우회에서 대부도를 이미 갔다 왔지만 시화호의 아름다운 기억이 다시 잡아 끌었다. 출발 전날 장소가 안양천-한강-양재천-과천으로 도는 하트 라이딩을 하자고 연락이 왔다. 나쁘지 않았다. 안양천은 아직 가보질 않았고, 한강은 언제나 가도 좋으리라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오후 약속으로 시간이 빡빡할 거라 예상하여 내가 돌아올 시간이 최소 3시이전이라는 점을 이야기 해 주었다. 토요일 오전 9시에 안양 근처에서 보기로 약속을 정했다.

전날 늦게 잤지만 눈은 쉽게 떠졌다. 난 아직 안양천을 가 보질 못해서 가능하면 수원에서 약속장소까지 혜선이랑 가고 싶었다. 간단하게 아침 운동을 하고 준비를 하고 출발한 시간은 8시 경이었는데, 지하철로 이동해야 하나, 자전거로 가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일단 혜선이에게 몸을 싣고 출발했다. 안양천으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의왕 인터체인지까지 1번 국도 따라 이동후 거기서 진입하는 길목을 따라 내려가야 했다. 여기서 일단 서호를 거쳐 서호천을 따라 최상류까지 이동을 한 다음, 거기서 지방도를 타고 1번국도를 만나 의왕까지 가야 하는데, 소요 시간을 종잡을 수가 없다.아직 가본 길이 아니라서 약간은 긴장을 했다.

아침 바람이 몹시 차웠다. 하늘은 너무나 맑고 화창하였다. 그렇게 서호천을 갈 무렵, 이미 8시 20분을 지나서 결국 지하철을 이용하기로 했다. 다음 기회에 혜선이랑 가기로 하고 성균대를 반 쯤 가다 돌아와서 화서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자전거를 가지고 지하철을 타긴 첨인데, 통행에 불편을 줄까 걱정을 했는데, 토요일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안양에 도착하여 안양천으로 진입하여 일행을 기다리면서 주위를 살폈다. 크흐, 정말 아름다웠다. 안양천은 양재천과 다르게 폭이 넓고 나무들이 없다. 대신에 물풀과 억새들이 많았다. 여름에는 꽤나 운행하기 힘들어 보이기도 했지만 오늘은 다르게 느껴졌다. 더 없이 좋은 날씨에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였을지 모르지만, 안양천의 첫인상이 포근하게 들어왔다.

일행을 만났다. 흠 긴 쫄 바지로 바꿔 입은 세민이... 엉덩이가 정말로 섹시하다. 자신의 말로는 쭉 빠진 다리를 갖고 싶다고 하는데, 지금의 튼실한 다리도 나쁘지 않게 보인다. 운행 중 뒷모습은 훌륭한 몸을 가진 마당쇠 그 자체다. ^^ 그리고 진구. 지난번 첫 주행때 무쟈게 고생했는데, 이번엔 씩씩해 보인다. 엉덩이가 유난히 커 보인다. 물어 봤더니 보드 패드를 반바지 안쪽으로 껴 입었다고 한다. 꽤 커 보이는 바지인데도 엉덩이 라인은 선명해 보인다. ^^
그리고 진구의 친구도 이번에 첫번째로 운행에 참여했다. 자전거가 특이해 보인다. 뭐 이 쪽 바닥에서 아직 두달체 안되는 구력이지만, 꽤나 많은 자전거를 접했는데, 어떤 종륜지 종잡을 수가 없다. 일단 기어부터 특이했다. 그리고 안장도 조절이 잘 안된다. 물어 봤더니 안경점 오픈 기념 사은품으로 받은 거란다. 두어번 타 봤다고 했는데, 첫날
진구의 모습이 예상되었다. 그리고 오늘도 샤방라이딩임을 확신했다.
일단 그렇게 만나, 간단히 인사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출발했다.

세민이는 요즘 자전거에 푹 빠졌다. 자전거 종류 뿐만 아니라, 조립, 수리에도 관심이 많다. 미캐닉이라는 자전거 수리를 위한 전문 과정도 들을려면 모양이다. 내년엔 일본에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사업아이디어로 자전거 블로그를 생각하고 있을 정도다. 그리고 URL도 이번에 등록했다. 진구도 자전거에 대해 관심이 많다. 진구는 자전거 관련 용품을 팔아볼 생각인 것 같다. 대단한 열정들이다.

안양천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운행하였던 날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래서 안양천을 덕을 봤을지 모른다. 하지만 구간구간 지자체에서 꾸며놓은 자연학습장이나, 들꽃들, 그리고 수초들이 더 없이 이뻐보였다.
난 우리 모임이 마음에 든다. 일단은 샤방샤방이다. 거의 20km/h를 넘는 법이 없다. 그러니 이 좋은 것을 만끽하며 갈 수 있었다.

흠, 우리 일행의 운행은 순탄하지 않았다. 안양을 출발하여 약 5km 지점에서 진구의 친구의 자전거에서 갑자기 페달이 뚝 빠져나왔다. 난 맨 뒤에서 따라 가고 있었는데, 이 광경을 보았다. 마치 만화영화에서 보던 기체분리 쇼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난 급제동을 했으나 클립페달에서 발을 뽑지 못해 옆으로 쿵 쓰러졌다. 마침 휴게소 근처라 사람들이 이 광경을 보고는 걱정해 준다. 앞 서 가던 세민이랑 진구가 오고, 이 진기한 페달이체 현상을 확인한 후 열심히 응급처치를 한다. 나는 엉덩이랑 팔꿈치 어깨가 몹시 아팠는데, 담배 피면서 참고 있었다. 진구 친구분이 미안해 할까봐..

응급처치 중에 후배 종엽이라는 친구도 조인했다. 종엽의 자전거가 작은게 아주 이뻐 보인다.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곧 사은품 자전거 응급조치에 몰입한다. 결국 페달을 박아 넣고, 안장도 조절한다. 종혁이가 대단한 활약을 했다. 이 자전거를 자기가 타고 자기의 자전거를 선뜻 내어 준다. 흠, 사실 익숙치 않은 자전거를 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 후로 쉬는 시간마다 이 레어한 자전거를 수리했다. 나중에 담배꽁초까지 요긴하게 썼다. ^^

어떻게 해서든 결국 한강까지 내려왔다. 안양천과 한강의 합수지점에서 저 멀리 하늘공원이 보인다. 한강의 물내음이 진하게 난다. 하늘은 푸르다 못해 시퍼렇다. 아침보다는 훨씬 따뜻해진 햇살이 나를 감싼다. 이젠 내가 자전거를 타는 건지, 만화속에 본 하늘길을 날고 있는겐지 헷갈린다. 날씨는 더 없이 좋았다.

생각보다 많이 지체되어, 여의도에서 점심을 먹고 난 먼저 떠나기로 했다. 어쩔 수 없다. 점심은 지난 번 먹었던 냉모밀국수랑 만두, 김밥을 먹었다. 맛나게 먹었다. 일행과는 아쉬운 인사를 하고 대방역으로 가서 전철로 돌아왔다.
나중에 전화를 해 보니 다들 무사하게 양재천까지 운행을 마치고 맥주들을 하고 있었다.
다음 주엔 대부도를 가기로 했다. 진구가 맛난 칼국수 집을 안다고 하니까, 거길 가기로 했다.

자전거 운행 방법은 모임마다 다르다. 동우회에서 자전거 운행은 곧 사투다. 일행을 따라가느냐, 못가느냐 거의 혼신을 힘을 다해야 하는 긴장의 연속이다. 그리고 여기와 같이 샤방하게 주위를 둘러보고 자전거도 고쳐 보고, 새로 들어온 사람 캐어를 해주면서 가는 모임도 있다. 동우회는 실력을 키워주는 곳이고 전우애를 느끼는 곳이지만, 샤방모임은 인생을 즐기고 서로를 도와주는 인간애를 느낀다고 할까.
이번 운행에서도 한 사람이 늘었다. 자전거를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고 그리고 라이딩을 좋아한다면 사람들이 더 늘더라고 나쁠 건 없어 보인다. 끝까지 함께 못한 게 좀 아쉽다. 다음 대부도 라이딩때는 술도 한잔 했으면 좋겠다.

오늘의 라이딩은 너무 좋았다.

운행기록

총 운행거리 38.5Km
평균속도 15.8Km/h
최고속도 38.8km/h
운행시간 3시간 15분

안양천에는 유난히 억새가 많다. 억새가 이쁘다.

안양천의 가을.. 저 너머 야산에 조금씩 단풍으로 물들어 있다.

안양천의 자전거 길.. 구간구간 시멘트로 된 곳도 있지만 대부분 이렇게 잘 되어 있다.

진구씨 친구분의 자전거 기어를 손보고 있다. 페달 빠지기 전이다.^^

세민이가 수리 삼매경이다.

어엿한 세민이^^

진구 친구분 첫 라이딩인데 고생이 많으셨어요. ^^

아주 달라진 진구, 진구는 예전과 다르게 정말 잘 따라온다. 체력이 는 걸까? 아님 약을 먹은겐가. ^^

빠진 페달을 끼워 넣고 열심

진구 친구분 자전거.. 레어하다.

난 이런 기어를 본 적이 없다.

종엽이의 깔끔한 자전거. 이름을 잊어 버렸네.. 이 자전거는 일본에서 직접 관세없이 공수 받았다고 한다.

샤방모임 단체 사진.. 다들 얼었다. ^^

종엽이의 멋진 모습. 첫인상은 약간 반항아처럼 보였지만, 아주 헌신적이고 상냥한 친구. 고생 많았어.^^

담배꽁초를 이용해서 자전거 패달을 수리.. 이걸로 오늘 완주함.정말 대단쓰.. 종엽.^^

안양천, 한강 합수지점. 저 멀리 하늘공원이 보인다.

세민의 카리스마. 쫄바지가 죽인다. ^^

나의 어색한 모습.. 나의 영원한 테마... 어색.

진구의 멋진 포즈. ^^

진구 친구분의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