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9. 22. 00:48

양재,한강라이딩_20080921

어머니랑 할인매장에서 장을 보고 있을 즈음, 세민에게서 연락이 왔다. 자전거를 타자는 거였다. 예전에 그런 약속을 했다, 이행을 못했었다. 사실 약간 피곤한 것도 있고, 날이 너무 뜨거워 가뜩이나 까매지는 내 얼굴에 대한 걱정도 앞서긴 했다. 그러나 세민 전화앞에서는  모든 걱정이  순간 확 날라 갔다. 세민이는 장보고 난 후, 연락하란다....

장을 마치고, 오후 라이딩을 위해서 안먹히는 밥을 좀 먹었다. 장기전을 위해서 어머니의 특식 쇠고기 볶음을 좀 먹은후, 옷이랑 짐을 챙겨 약속장소인 양재로 출발했다. 출발이 달라 차를 가지고 약속 장소까지 갈 수 밖에 없었다.
차를 적당히 주차해 놓고 혜선이를 꺼내 들고 양재천에 올라섰다. 흠.. 양재천은 처음이었지만 살짝 설랜다.
녹음이 너무 이뻐서였던 것 같다. 세민을 만나고.. 그리고 후배 윤진구도 소개 받고... 셋은 그렇게 정처없는 자전거 여행에 올랐다.

후배인 진구의 자전거는 좀 작다. 생활 자전거용인데 장보거나 동네 주변 운동용으로 적당할 크기다. 그런데, 오늘 세민이의 꾐에 빠져 자전거를 가지고 왔다. 오늘 자전거를 처음타 본다고 하고, 뭐 거의 대충 준비가 거의 없다.
자유로운 복장하며... 일단, 진구와 호흡을 맞추며 움직였다. 평균속도 16km/h 정도로 천천히 갔다. 우리는 이런 라이딩을 '샤방샤방'이라 부른다. 떠들면서, 구경하고 ,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ㅎㅎ 난 갠적으로 이런 라이딩이 좋다. 양재천을 한 껏 즐기면서 한강으로 내려갔다. 양재천과 한강의 합수지점에서 행선지를 정하느라 잠시 이야길 했다. 진구가 오늘 어머니 생신인데, 어떻게 할지.. 여의도를 갈지, 아님 동쪽으로 가서 양평으로 갈지. 농담섞어 하다가 결국 우리는 동쪽으로 향했다.

한강은 너무 좋았다. 뜨거우리라 생각되던 햇빛은 따뜻하다. 한강의 바람은 너무 시원하다. 그리고 한강은 물내음과 물 빛은 참으로 청량했다. 내가 느껴왔던 한강과는 참으로 달랐다. 왜 그럴까... 라이딩행복해서, 아름다운 계절이라.. 사람들이 좋아서.. 흠. 마냥 좋았다.

한강 동쪽 자전거 끝지점에 이르러, 양평은 다음으로 기약하고 다시 반대로 돌렸다. 다시 온 길을 갔지만 그래도 좋다. 많은 사람들을 보고,, 특히 우리는 정말 많이 쉬었다. 진구가 힘들어서였다. 사실 진구 뒤에서 쭈욱 따라갔는데
이  자전거는 우리가 한 번 페달링을 해야 하는 동안 쉼없이 한다. 그리고 장거리인데도 바지도 적절한 장비도 없다. 너무 고생스러워 했다. 사실 세민과 나는 샤방샤방이었지만 진구에게는 거의 최악의 로드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쉬면서 쉬면서.. 우리는 천천히 여의도에 진구 어머니 생일장소로 향했다. 많은 이야기를 했다. 자전거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 주변사람들 이야기.. ㅎㅎ.. 그런데, 압구정 한강시민공원에서 진구는 결국 펴졌다.
할  수 없이 진구 동생을 불렀다. 세민과 나는 진구랑 인사를 하고, 둘이서 본격적인 로드를 시작했다.

그 때부터 평속이 올라갔다. 약 20km/h 내외로 여의도에 도착해서 메밀국수 집에서 맛나게 저녁을 먹었다.
흠 시원한 메밀국수는 거의 환상이었다. 그리고 다시 전열정비하고 해가 저문 밤 길을 여의도에서 양재까지 내달렸다. 이번 꽤 빨리 속도를 냈다. 23km/h 정도의 스피드였다.

8시 30분 되어서야 목적지에 도착해서, 음료수로 목도 축이고, 서로 축하도 하고.. 그리고 오늘 여정을 마쳤다.

요즘 자전거를 타면서 느낀 거지만, 자전거를 타고 같이 라이딩을 하면 좋게 친해진다. 같이 움직인다는 것은 일종의 팀웍인데, 서로를 배려해주고, 좋은 경치를 보면서, 때로는 서로를 의지하면서 달려서인지 맘이 쉽게 열려지는 느낌이다. 오늘도 그걸 느꼈다. 아주 좋은 느낌이다.

진구를 압구정에 두고 세민이랑 같이 여의도를 향할때 반포즈음에 봤던 저녁 일몰이 너무 아름다웠다.
억새 너머로 해가 늬엇늬엇한 모습은 나의 마음 속 깊이 들어왔다. 서울에서도 저런 모습이 있다니.
사진에 담고 싶었으나, 워낙 달리는 상황이라 그냥 맘 속에만 넣었다. 너무 아름다웠다.

오늘 두번 정도 위기가 있었다.  한 번은 앞열을 추월할려고 반대편을 차선을 나선 순간 나를 추월할려던 뒷 자전거랑 충돌이 날 뻔했다. 거의 스피드가 30km/h에 가까웠는데 아찔했다. 세민이 이야기로는 아주 뒤에서부터 추월할려고 달리던 자전거를 인식하지 못하고 내가 나서서 생긴 위험이라고 했다. 즉,추월하고자 할 때 뒤를 살피라는 이야기였다. 듣고 보니 그렇다. 여튼, 조심해야겠다.

하나는 딴 생각을 하다가 옆 고랑에 처 박을 뻔했다. 역시 정신줄을 놓으면 안된다. 늘 있는 일이라, 이런 일이 줄어들기를 바란다.

오늘은 즐겁고 유쾌한 라이딩었다. 세민이 진구씨 고생 많았고, 특히 진구씨 정말 고생했어요.
그리고 세민이.. 자외선 차단제 안 바르면 너 인생 책임 못진다. 담 부터 좀 바르자.. 제발 쪼~옴.

기록(나의 기록 중심/세민이와 진구는 조금 더 많이 탔는데 내가 확실히 몰라서리)
 
총거리 : 61.29Km
평속 17.8 최고속 34.5km
총 시간 :03;20:28
여정 : 영동1교(양재)-한강 암사동 (워크힐 맞은편)-여의도-양재





우리가 만난 장소 영동1교















출발 지점에서 세민이와 진구



첫번째 휴식 장소, 여기가 어디지?  아마도 삼성동 근처인 것 같은데...


별루 뛴 것 없이 땀 범벅이 된 나.


광나루 지점에서 휴식하면서.



맛있는 맥주 한 캔...

압구정 시민공원에서 진구랑 헤어지면서 기념사진


오늘 종점 양재에서 세민이 기념 촬영. 세민이 고생 많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