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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2. 22. 01:13

기다림에 대해서

겨울의 혹독함에도 꽃망울은 봄을 준비하고 있다.


짐 스톡테일, 빅터 프랭클 이 두사람의 공통점은 지독한 고문과 죽음보다 더한 상황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큰 업적들을 남긴 사람들이다.

스톡테일 패러독스로 잘 알려진 짐 스톡테일 장군은 베트남 전쟁에서 '하노이 힐턴'이란 곳에서 8년동안 포로 생활을 하였다. 그 동안 20여차례 고문과 주위의 많은 동지들이 죽어갔음에도 그는 끝까지 살아 남았다.

빅터 프랭클은 2차 대전때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끌려가서 3년 동안 죽음보다 더한 노역과 차라리 죽음이 도피처인 나찌의 수용소 생활을 견뎌내고 5% 생존자 중에 한 사람이 되었다.

이들은 인간으로써 가히 상상할 수 없는 외부적 고통을 견뎌내고 그것보다 더한 좌절과 무기력함을 이겨내고 생존하였다는 것 이외에 더 큰 시사점을 전해주는 것이 있다. 그들은 낙관적인 희망론자가 아니라 생활의 사소한 것에 관심을 가지며 현재의 상황을 즉시했던 냉철한 현실주의자였다는 것이다. 패러독스다.

같이 수감생활을 했던 낙관주의자들은 크리스마스가 오면 풀려날거야 그 다음엔 아군이 진격해 우리를 구해줄거야
이렇게 희망을 가지다가 그것이 하나씩 물거품 될 때마다 좌절하고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들은 살아 나갈것에 대한 희망을 가졌지만 언제 나갈 것인가에 대한 낙관적 예측 대신 가족이 무사함을 기도하고 출감 후 해야할 일들을 생각하였다. 이것이 그들을 살렸고 생존 후 큰 업적을 남길 수 있게 하였다. 

지금은 무척 어려운 시기이다. 가진 자들을 위한 시스템에서 그들의 끝모를 탐욕으로 인한 과잉 유동성과 과잉 공급으로 경기는 끝모를 침체로 들어갔다.  그들을 대신해서 많은 힘없는 사람들은 한 동안 고통을 받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실직으로 몰리고, 지금의 경기를 극복할 수 없는 중소기업은 부도로 문을 닫을 것이며, 조금 더 자산을 불리고자 무리하게 노력한 사람들은 이자와 원금을 감당하지 못해 대출로 빌린 아파트를 토해 낼 것이며, 힘들게 쌓아 올린 자산 가치는 하루 아침에 반 토막이 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도 그러하였듯이 경기는 회복될 것이고, 언젠가 세상은 힘차게 돌아 갈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는 그것이 어느 시점인지를 모른다. 그것이 내년 봄일 수도 전문가들이 이야기 하는 내년 하반기일 수도 있다. 아니면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듯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내년 농사를 위해 굶어가면서 종자씨를 품던 지혜로운 농부처럼, 언젠가 다시 만날 헤어진 남편을 그리며 그가 기거하고 적응할 공간과 프로그램을 준비하던 현명한 어느 이산 할머니처럼 우리는 준비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희망을 잃지 않고 그 희망을 조급해 하지 않으며, 그리고 즐겁게 우리를 준비해 간다면 우리는 좀 더 나은 봄을 맞이하지 않을까?  아마 사랑도 그러할 것이다.

짐 스톡테일 장군과 빅터 프랭클 교수가 건네준 시사점은 이 시점에서 너무나 크게 들려온다.
특히 나에게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