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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9. 6. 05:41

새롭게 출발을 시작하던 날_20080905

너무 많이 울었다.
하루 종일 울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울고, 전화를 받을 때마다 울고, 그리고 자전거를 달리면서 울었다.
울다 지쳐 쓰러져 자다가 일어나니 시원하다.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기 위해서 나는 위로와 격려가 필요하다는 걸 온 몸으로 느꼈다. 그것이 없이는 도저히 지금의 상황을 극볼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내 마음과 몸이 엉망이라 추스려야겠다는 생각을 본능적으로 한 것이다.
그래서 핸펀 전화번호를 뒤졌는데, 내가 전화할 수 있는 사람이 보이질 않았다.
전화등록창을 수 없이 뒤져, 그리고 한 명씩 그 사람과 관계를 기억해 낼 때도
내가 전화할 수 있었던 사람은 나의 친구들, 영진이 연욱이 그리고 친구들 그리고 후배 영준이.... 한 놈은 전화기를 하루 종일 꺼놓고, 연욱이는 해외 출장중이고... 난 세상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내가 뭘하고 살았는지 한 없이 후회되었다.
 
생각나는 데로 누나에게 전화를 걸어 난 울기 시작했다. 누나에게 난 전화를 거의 걸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나 누나는 나와 달리 전화를 잘 받아줬다. 따뜻하게... 이렇게 대화도 잇지 못하고 울고 있으니까, 누나도 당황한 것 같다. 누나의 위로를 받고 다시 전화등록 창을 뒤졌다. 전화 걸 사람이 없다. 그리고 형네 집으로 출발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또 한없이 울었다. 너무 미안해서이다. 평생을 한 번의 안락함 없이 살아왔는데, 아들이 제 갈 길을 가지 않고 방황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미안했다. 또 울었다. 제대로의 대화도 안되었다. 그냥 위로해 줬다.
그리고 아버지 방을 건너가서 또 울었다. 아버지도 울고.. 위로와 격려를 들었다.

그리고 내 방에 와서 메신저를 뒤졌다. 응원을 듣고 싶었다. 그리고 소갯글을 응원을 해달라고 쓰고, 사람들에게 화이팅을 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해 주었다. 정말로 그 소리를 듣을 때마다 너무 고마웠다.
핸폰으로 다시 문자로 화이팅을 부탁했다. 나를 아끼고 사랑해줬던 사람들에게 다들 당황하면서도 화이팅을 보내줬다.
400명이 되는 나의 전화속  명단을 보면서 모든 관계를 기억해 냈다. 내가 잘못한 일들만 떠올랐다. 그 중에 친했던 사람들에게 그들이 힘들 때 같이 있어주지 않고, 그들이 연락할 때 8개월 동안이나 연락을 하지 않았던 나의 모습이 너무 미웠고, 두려웠다.
하지만 친구들로 부터 지인들로 부터 화이팅의 메시지를 받고 또는 전화를 받으면서 나 점차 회복되어 감을 알았다. 전화를 걸때마다, 받을 때마다 울음은 계속 되었다. 난 막을 생각이 없었다.

나의 친한 친구 규진이와 통화했다. 그 놈이 나의 상태를 직감하고 저녁 술 한잔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너무나 오래간만에 만나서 그 녀석은 나를 다 받아 줬다. 난 한 없이 엉엉 울었다. 그 놈은 그냥 지켜 봐주었다. 그렇게 친했던 친구와 너무 오래간만에 만났고 그 녀석의 어려움도 이제서야 알았다. 그리고 내 친구 성률이와도 전화를 했다. 너무 오래간만이라 너무 보고 싶었다. 난 성율이 전화번호도 몰랐다. 내가 얼마나 친구들에게 소원했는지 너무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많은 친구와 지인들이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줬다. 오늘만큼 나의 전화에 애착을 가진적이 없다.
그  한 소리 한 문장들이 마구 마구 힘이 되었다.

난 오늘 너무 많이 울었다. 내가 살면서 가장 많이 울었고, 계속 울어도 눈물이 끝이 나질 않았다.
내가 얼마나 무심하고, 배려없이 살았는지 너무 뼈 속 깊이 깨달았다. 그리고 얼마나 이기적으로 살았는지도

그리고 난 오늘을 기억할 것이다. 나의 소중한 친구들 선배들, 후배들 그리고 지인들 그리고 가족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인가를 난 잊지 않을 것이다.
내가 훗날 다시 제대로 된 모습으로 세상을 살다가 다시 일상속으로 묻혀 갈 때 난 반드시 오늘을 기억할 것이다. 나의 울음의 깨달음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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