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7. 18:12

바닥에 대해여...

바닥에 대하여...

 

정호승

 

 

바닥까지 가본 사람들은 말한다.

결국 바닥은 보이지않는다고

바닥은 보이지않지만

그냥 바닥까지 걸어가는것이라고

바닥까지 걸어가야만

다시돌아올수있다고

 

 

바닥을딛고

굳세게 일어선 사람들도 말한다.

더이상 바닥에 발이닿지않는다고

발이닿지않아도

그냥 바닥을딛고 일어서는것이라고

 

 

바닥의 바닥까지갔다가

돌아온 사람들도말한다.

더이상 바닥은없다고

바닥은없기때문에있는것이라고

보이지않기때문에 보이는것이라고

그냥 딛고 일어서는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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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안다는 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디가 바닥인지 안다면 우리는 안심하고 바닥을 내려가거나, 아예 아니면 내려갈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바닥을 간다는 건 고통스럽습니다. 사실 고통스러우나 곧 무뎌지게 되고 그래서 바닥을 향해 가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가 어디든, 삶에 대한 애착이 생겨 일어설려고 할 때, 거기가 바닥일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차고 오르려고 하는 것 만큼 바닥은 여물지 않습니다.


무뎌진 감각이 살아오고, 바닥에 대한 공포가 몰려오면서 바닥을 올라오는데는 고통과 아픔이 뒤따릅니다. 

그렇게 해서 올라온 곳에서 바닥은 가고 싶지 않은 곳입니다. 하지만 잊을 수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 바닥의 경험이 그 사람에 더 높은 곳을 오를 수 있는 힘과 경험을 줄 거라 믿습니다. 


위의 시는 시골의사님의 블로그에서 가져 왔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