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10. 00:32

씨클론 워크샵1_새로운 다짐_20090206

출발전 서현역앞 탄천앞에서

첫 휴식지 탄천 자전거 도로 하류에서... 이 날은 좀 빡셌다. ^^

미사리 횡성한우집에서 모듬구이를 구우며.. 레어한 고기굽기 엄청 맛났다. ^^

아소스 테스트..

우리가 일박한 퇴촌의 아담한 펜션.. 우리들의 자전거가 우리를 지키고 있음.

저녁 토론 시간에 종엽이와 나.. 셀카에 적당히 머리 넣기는 이젠 일도 아니다. ^^

열별을 토로 중인 진구. 우리의 리더다.

펜션을 떠나면서 단체 사진.. 1박 2일 동안 의미 있는 시간들어었다.

나의 회사의 사명은 씨클론(syklon)이다. 초기 창업동지들의 성을 따서 만들었다. 물론, 여기에 나의 것도 포함되어 있다.  지난 9월 새로운 변화를 다짐하고 세상을 박차고 나올 때 만났던 사람들이다. 진구, 세민 그리고 종엽, 희성씨... 이렇게 자전거로 자연스럽게 만났고 자전거 세상을 꿈꾸게 되다 회사라는 꿈을 잉태할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꿈같은 현실이다.

창업 초기라 요즘 바쁘다. 하늘에 별 만큼이나 많은 자전거 관련 브랜드를 익히고, 세상에 알려낼 수 있는 자전거의 보금자리를 꾸미고, 두발로 자전거와 함께 하며 평온한 자유 또는 땀으로 온 몸을 흠뻑 젖어내는 심장박동을 느끼느라 늘 정심들이 없다. 그래서 우리들은 우리와 회사와 사회의 대한 사명을 찾아내고 공유하고자 워크샵을 떠났다.

자전거로 워크샵을 간다는 건 그리 흔한 경우는 아닐 것이다. 샘플로 받은 최고가 자전거 의류 아소스(Asoss)를 테스트하기 위해 착용하고 꽤나 긴 길을 갔다. 분당 서현을 출발하여 자전거 도로가 끝나는 암사까지 이동하여 암사에서는 지방도를 이용하여 미사리까지 간 후 퇴촌까지 강옆 국도를 따라 퇴촌 워크샵 팬션까지 이동하였다.

봄기운이 느껴졌다. 1월의 무서운 한파도 꼬리를 낮추었다. 아직 팔당호 옆 남한강은 얼음으로 꽁꽁 뒤덮였지만 따뜻한 훈기는 나의 코끝으로 잔잔하게 느껴져 온다.

코스는 전반적으로 평탄했다. 암사동 지방도에서 업힐과 남한강옆 국도의 나즈막한 업힐들이 가로 막긴 했으나 이젠 업힐을 즐길만한 라이더들이 되었다. 물론 희성씨는 겨우내 자전거를 많이 타지 못했고 기초체력이 약한 탓에 많이 힘겨워 했지만 팀웍을 맞추느라 갖은 노력을 다하여 우리는 목적지에 무사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상쾌한 이동었다.

나의 애마 행석(예전에는 구혜선이라 불렸음)은 이제 동지들 사이에 애물단지가 되었다. 지난 번 한강 라이딩때 세민이가 무게에 질렸고 이번에는 종엽이를 철인으로 만들었다. 짧은 구간 종엽이의 애마 미니벨로 빌리온이랑 바꾸어 탔는데 종엽이는 라이딩 동안 줄곧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고 한다. 그 후 아무도 내 자전거를 타려 하지 않는다. 아직 난 사랑스러운데.. 워크샵을 마치고 회사서 잠시 행석이를 봐줬는데 앞바퀴도 삐뚤어져 있고 기어 튜닝도 제대로 되어 있질 않았다. 하지만 행석이 덕분에 난 제대로 운동한 셈인데... 이젠 체력 단력용으로 써야 할 듯 하다.

워크샵 장소는 좋았다. 한적한 야산에 자리한 펜션치고는 시설이 좋았다. 넓직한 마루, 마당에는 흔들의자와 새장처럼 생긴 그네 의자도... 마루 한 가운덴 고풍스런 난로도... 무엇보다 넓은 식탁과 이야기 나누기 좋은 응접실이 좋았다.

사업계획과 분기 계획을 마치고 식사를 하기 위해서 나갔다. 퇴촌 밀면집에 가서 밀면을 맛 보았다. 부산에서 늘 먹었던 밀면과는 달랐다. 여기서 밀면은 냉면대신에 밀면을 사용했을 뿐이다. 비빔면은 맛이 강해 특유의 맛을 느낄 수도 없었고 면의 독특한 맛이 와 닿질 않았다. 저녁 안주거리로 사 간 훈제 보쌈도 특징적이질 못했다. 하지만 음식은 맛으로만 먹는 것은 아니다. 워크샵의 분위기와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즐거움으로 식사량은 만땅이었다.

예정보다 2시간 늦은 10시경 마지막 프로그램인 서로의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서 둘러앉았다. 사실은 우리를 이야기 하는 자리였다. 어떠한 형식도 주제도 순서도 없었다. 게임으로 긴장을 풀고 농담으로 재미있어 하면서 이내 서로의 생각들을 풀어 내었다. 
 
6개월 정도의 자전거 라이딩, 그리고 그 기간동안 창업동지들과의 만남... 웰빙과 친환경적, 그리고 자전거 인프라의 확장 정도의 직관으로 난 동지들과 함께 하였다. 그리고 나머지는 나의 절심함이다. 지금까지 내가 몸았던 곳은 관리를 하는 곳이다. 중장기 전략, 사업계획, 그리고 각 사업팀의 관리.. 이 일이 중요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이 일에서 의미를 찾지 못했다. 그리고 나의 생각이 강하고 주로 논리와 주장으로 나의 일을 진행해 왔다. 이것을 시장의 접점에서 풀어내고 싶었다. 시장 참여자와 만나고, 내가 자전거를 타고 고치고 그리고 즐거움을 느끼고, 고객들과 부딪히며 나를 만들어가고 싶었다. 그래서 내 몸속으로 느껴지는 사업을 하고 싶었고 그래서 그것이 성공이든 실패든 끝까지 나를 부딪히게 하고 싶었다.  사람과 함께 하는 법을 익히고, 내 의견을 녹여내고 천천히 가더라도 함께 가고 싶었다. 이것이 나의 씨클론에 대한 나의 비전이다.

다른 동지들도 나의 비전과 다르지 않다.
세민이는 자기가 하고 싶을 일을 할 것이라고 했으며 자전거관련한 일이 재미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면서 건강과 행복을 찾기 바랬다. 그리고 우리가 초심으로 함께 하길 바랬다. 우리 일이 너무나 잘 될 거란 걱정을 했다.

희성씨는 경쟁이 싫었고, 사람들과 고민하고 함께 하는 일이 너무 좋다고 했다. 우리가 자전거를 타면서 기획했던 일들이 함께 일 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어진 것이 꿈같다고 했고 구성원들에 대한 정과 신뢰를 가지며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길 바랬다. 시련은 닥치겠지만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고 이겨낸다면 씨클론의 비전은 이루어 낼 것이라고 확신했다. 

종엽이는 자기의 틀을 깨고자 했다. 자신이 편하게 잘 할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시도를 해 보고자 했다. 그 시도가 씨클론의 비전과 함께 하길 바랬다. 난 종엽이가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리더 진구는 우리 관계를 태양 사신기와 비유했다. 난 청룡, 세민이는 백호, 종엽이는 현무, 희성씨는 주작에 비유를 했다. 진구는 담덕과 호개의 중간이고 그 모습은 우리관계의 설정에서 담덕 또는 호개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난 이 드라마를 보진 못했지만, 관계설정과 비전과의 연관을 두면서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씨클론의 비전은 크다. 자전거를 중심으로 산업의 새로운 태동과 새로운 문화를 일으키고자 한다. 그리고 아주 생뚱맞은 5명의 사람들이 그 중심에 서려한다. 많은 시련과 갈등은 불을 보듯 눈에 선하다. 하지만 동지들은 다 아는 듯 했고 우리의 신뢰와 의지만이 이 문제를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을 공감하고 있었다. 이 의지를 확인하고 서로를 조금 다 알게 한 워크샵은 참으로 의미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깊은 밤을 이어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