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1. 19:56

하프 하트(안양_과천_양재) 라이딩_20081129

겨울 라이딩은 준비자체가 전혀 다르다. 자전거에 몸을 싣고 20km내외 속도가 만드는 차가운 겨울 공기를 온 몸으로 맞아야 한다. 내 몸의 건강을 위해 자전거를 탈라치면 적어도 체온을 뺏어 얻을 수 있는 내 몸 이상 증세를 차단하기 위해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우리 중 으뜸은 센스쟁이 종엽이다. 지난 일요일 바이크쇼를 갔다가 한양MTB 매장에 들려 겨울에 필요한 옷가지들을 샀다. 기능성 속옷이랑, 보온용 상의랑 윈디자켓을 샀다. 그것이 부족하여 인터넷으로 목출모, 고어텍스 방풍 자킷을 샀다. 거기에다 발난로를 사서 라이딩 멤버들에 하나씩 선심도 써주었다. 난 덕분에 아주 편안한 라이딩을 할 수 있었다. 

종엽이만 제대로 겨울 준비를 했을 뿐이지, 나머진 그냥 덧옷이나 속옷을 더 챙겨 입었을 뿐이다. 난 10여년 전에 썼던 등산 장비들을 꺼내 대충 막음했다. 따뜻했는지 몰라도 역시 용도상의 차이를 느꼈다.

샤방 라이딩 모임에 식구가 2명 더 늘었다. 그리고 마침내 여성 라이더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희성씨는 구면이다. 한 번의 뒷풀이와 강화도 MT때 왔었다. 이번엔 아주 멋진 미니벨로로 우리와 함께 했다. 그래도 징크스대로 첫 참석자의 자전거는 늘 말썽을 부린다는 예외를 벗어나진 못했다. 예외없이 우리의 서비스 요원들이 달라 붙어 나름 수리도 하고 의견도 내 봤으나, 자전거 점에서 A/S를 받기로 결론을 내었다. 하지만 희성씨 자전거는 훌륭하다. 나와 같은 회사 거지만, 내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가격대부터. ^^
희성씨는 의외로 잘 탔다. 첫 라이딩에서 날씨도 찬데다 맞바람도 대단했는데, 스피드가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나보다 빠른 구간도 있었다.  놀랍다. 계속 긴장된다.

지난 번 행주산성 라이딩때 자전거 도로에서 잠시 만난 상윤이가 이번에는 함께했다.  상윤이는 줄 곧 세민이와 함께 선두에 서 라이딩을 했는데, 새로운 걸물을 본 듯하다. 누가 봐도 첫눈에 세민이 과라는 걸 알 수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세민이가 여워보인다.  둘이서 앞서서 달리고 있으면 자전거 도로가 꽉찬다. 아직 자세가 이쁘질 않다. 하지만 그런게 다 무슨 소용인가, 이 모든 걸 커버하고 남을 힘이 넘치는 친군데...  아~~ 갈수록 나의 입지가 좁아진다. 이젠 아주 배틀하자고 할까 무섭다. 

늦잠으로 라이딩을 포기할까 생각했다. 하지만 2주를 쉬었고, 지난 목요일 함께 하지 못한 미안함으로 전철타고 나섰다. 우리 멤버의 속도를 계산해서 여의도 즈음에서 만날까하고 가고 있는데, 아직 안양이란다. 그래서 시흥에서 내려 부랴 부랴 일행을 찾아 나섰다. 주민들의 애매한 답으로 길을 헤매다가 안양천을 들어서 만남의 장소를 한 참을 달리는데, 맞바람이 거세다. 내가 입고 있는 옷이 겨울용 등산복이라 품도 큰 데다 바람의 저항이 전혀 고려되어 있지 않다. 난 마치 낙화산을 뒤에 달고 다리는 듯 했다. 그렇게 10km/h내외로 달려 일행과 만났다.

내려가는 길이 역풍이 심해 점심을 먹고 움직이기로 하고 자전거인의 집으로 갔다. 안양 부근에 있는데, 나름 괜찮았다. 자전거를 지켜 볼 수 있도록 자전거 거치대엔 CCTV가 있어 지켜 볼 수 있었다. 식당은 2층인데, 그곳에도 실내 자전거 거치대도 있었다. 음식맛도 괜찮았다. 식사를 마치고 종엽이가 건넨 발난로를 양말위에 부착했다. 내 신발이 여름용 클립화로 꽤나 발이 시려웠다. 그냥 심리적으로 안정이나 되겠거니 하는 바램 정도였는데, 효과는 만점이었다.

우리는 학의천으로 해서 과천으로 이동하여 양재천으로 해서 하트코스를 하프만 돌기로 했다. 너무 추웠고, 지체되고 초보들이 있어 그렇게 하기로 했다. 이 코스는 처음 가 봤다. 양재천 상류에서 양재까지 갔었는데 아기자기한 냇가의 풍경들이 이쁘다.

양재2교에서 두 팀으로 나눠졌다. 세민과 상윤, 종엽은 한강으로 향하고, 진구와 희성씨, 나는 과천역으로 향했다.
가는 길이 너무 힘들었다. 다시 역바람을 맞은 것도 있지만, 체력이 거의 바닥나기 시작했다. 자전거를 겨우 2주를 쉬었는데, 이렇게 힘들다니..

겨울 라이딩을 계속 될 것이다. 비싸게 구매한 겨울 장비를 놀리지 않을려는 종엽이.. 그리고 하나둘씩 사기 시작한 일행들... 그러면 어떻게든 겨울 라이딩을 계속 해야 한다. 그러면 나도 게으름을 피울 수 없다. 배틀이 두렵지 않기 위해서 나름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 ^^

총거리 45.5km
평균속도 15.7km/h
총 시간 : 3시간 45분
경유지 : 안양-과천-양재-과천

첫 라이딩 점심식사 중인 홍일점 희승씨. 그래서 그런지 옷도 붉다. ^^

겨울 라이딩에 가장 완벽히 준비한 종엽. 자킷 팔에 고어텍스가 눈에 확 띈다. ^^

양말에 발난로를 붙이고 지랄.

단체사진. 누가 누군지. 아르바이트로 강도단 해도 될 듯. 그래도 세민이가 젤루 사람 같음. 난 도대체 뭐하고 게얌.